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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인 고물들 중에 키보드가 알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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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자 2008. 2. 2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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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이 아프네요

    파스를 찡찡 동여매고 오늘도 먼지와

    한바탕 하고 왔습니다.

    온갖 허접인 고물들 중에 그래도 컴정리 하기는

    깨끗한 편에 속합니다.

    큰 마대자루에 온갖 잡동산이를 넣었지요.

    볼트는 볼트대로 같은 재질의 프라스틱을 분리하지요

    그래서 망치질은 기본이랍니다.

    전 그래도 좀 젊은편이라 키보드 분리작업을해요

    키보드도 이젠 제 앞에선 홀라당 다 벗었지요.

     

    경숙언니가 왔습니다.

    제 글에 이따금 등장하는 경숙언니

    그냥 놀러와선 맨손으로 일을 거들어 주지요

    그 꺼어먼 손으로 콧잔등을 비볐는지 얼굴이 금새 까맣게 되어서

    놀러댔지요.

    순대차가 왔습니다.

    제가 몇번 얻어먹어 언니 순대먹을래 했더니

    그냥 막걸리나 산다고 나가길레 ....그냥 멈추고

    조껍데기 막걸리 한병 그리고 누룽지 막걸리 한병을 사 들고 들어왔어요.

     

    전 이 작업을 하면서 많은걸 느낍니다.

    언젠가 돈많은 마나님들의 옷 로비사건을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깨지고 깨진 냉장고 받침대를 테잎으로 바르고 발라 쓴

    글쎄요 궁상이라 해야 하나요

    아님 알뜰한 절약이라 해야 하나요 헷갈립니다.

    이런거 A/S에 전화하면 구할수도 있지 않나

    이게 뭐야 궁상이야...알뜰함이야..라고 중얼거렸지요

    하긴 나도 그랬어

    청소기 손잡이에 전원이 끊어서 A/s에 물어봤더니 만육천원이래요

    그래서 얼씨구나 좋다 하고 바꿔 끼워서 잘 쓰고 있지만요...

    여하간 아끼고 절약하고 짠순이가 되어야 한다는

    쓰레기는 더욱더 줄여야 한다고 생각을 하지요

     

    경숙언니 한잔 먹더니 먼저 하늘나라로 간 아저씨 생각이 난다고

    밖에서 00야 00야 하며 부르는 소리가 어떤때는 들리는 것 같다고...

    언니랑 아저씨는 근 20년 차이가 났지요 삼남매인데

    언니가 쬐금 모자라서 그런가 아이들도 쬐금 그렇긴 하지만

    정많은...인정많은 그 언니를 전 많이 좋아해요

    넘들은 칠뜨기니 팔푼이니 하지만요

    정부보조금으로 다섯식구가 살아가고 있지요

     

    세탁기가 고장이 났다나 봅니다

    A/s 불러 했더니 한번 고쳤는데 탈수가 안된다고 하네요

    곰곰히 생각했지요

    내가 받는 일당 한달에 하루를 따로  떼어 모아두었다가 연말에

    언니한테 근사한 세탁기 한대 선물할까봐 라고요 드럼세탁기는

    아닐지라도 .....요

    그때까지 구입하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언니는 언니 보금자리인 공원묘지 입구로 산등성을 넘어갑니다

    뒷모습은 웬지 짠했지요...언니 잘가 낼 또봐....어 동생 잘 있어....바이

    오늘 하루도 멋진 보람된 날이였는데

     

    근데 연이 고민이 생겼어요.

    울 나리님이 제가 코를 많이 곤다고 자꾸만 거실로 피접을 나와요...

    아침에 눈 뜨면....엄써요....크...어쩌지요 ...연이 슬픔이여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