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 세상과 만나다
고전문학과 세상과 만나다. 책 제목부터
호기심이 생겨 책과 만나는 날 절반은 정독했다.
대구교육대학에서 국어교육과 교수이신 이강엽 교수님은 고전산문을 중심으로 교육하고 계신 책의 저자이시다.
꽃, 가난, 선악, 변신, 사랑, 자연, 죽음, 하늘, 복, 호랑이, 열 가지 주제를 다룬 고전문학이다. 옛 선조들의 폭넓은 옛이야기 구전으로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옛날이야기, 대학에서 배우고 있는 과정의 고전문학 이야기가 전혀 낯설지 않아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방송통신대학의 출판사에서 선정된 고전문학 세상과 만나다를 국문학과의 열성적인 늦깍이 학생이 밤늦도록 돋보기 속에 들어온 이강엽 교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는 머릿속에서 내내 살아 움직이고 있다.
제1장 꽃
빛깔과 향기,그리고 그 너머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 진다고 설워마라
명년 이월 춘삼월되면은 다시나 피는 꽃이련마는
우리 인생 한번 가면 돌아올 줄을 모르는구나"
18살 되던 해 아버지 환갑잔치를 했다. 처음으로 들어본 아버지의 노랫소리 한 구절 기억하고 있었던 그 노래를 책에서 읽으니 아버지 노랫소리가 귓전으로 들려온다. 옛 사진을 꺼내놓고 애틋한 추억소환을 한다. 그 너머에는 노래를 부르는 아버지가 있었다.
제7장 죽음
"삶의 끝인가, 완성인가?" "삶의 끝 혹은 완성 죽음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삶의 종결이다.'
멈추지 않는 눈물... 나이도 나이니만큼 죽음을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한다. 탄생과 죽음은 인간이 결정할 수 없는 것이 아닐 거야, 천지왕께서 군졸을 보내 수명을 잡아오라는 것처럼 사후세계도 있을까라는 의문도 생긴다. 그러나 오늘 하루 반성하며 돌이켜보건대 내일아침을 못 본다고 생각해도 후회는 않는다. 오늘도 참 잘 살았으니 칭찬을 하며 반성도 한다.
도망시, 중국 진나라의 반악이 아내의 죽음을 슬퍼하여 도망시를 쓴 후 이후로, 도망시는 아내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를 통칭하는 문학관습이 되었다. "삶의 종결 그리고 완성" 교수님의 정의에 멍하니 먹먹해진다. 요즘은 염습을 하고 난 후 편지를 써서 관 안에 함께 넣어준다. 3년 전 엄마가 돌아가신 그날 다시 천상재회 할 것을 다짐하면서 잘 가시라고 마지막 쓴 시 같은 편지를 썼다. 이젠 죽음의 이별도 태연하게 받아넘길 수 있을 만큼이나 의연해졌다.
달구소리 사람이 죽어 무덤을 쓸 때 땅을 다지는 소리, 슬픔보다는 합창소리가 더 크게 들려온 듯하다. 막대기 하나씩 땅을 두드리며 내던 소리가 달구소리였다는 것까지는 알았지만 노랫가락으로 전해진다는 것은 몰랐다. 상여 메고 전 날 하던 방울소리에 맞춰 3살 배기 딸아이는 등에 업혀 엉덩이를 들썩이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의 장례형식과는 전혀 다른 매장형식이었는데 요즘은 거의 화장으로 전환되어 기억창고에 저장되어 있다.
이강엽 교수님의 "고전문학, 세상과 만나다"을 읽으면서 내내 흥미롭고 새로운 사실에 놀랍고, 삶을 살아가는 이순의 나이에 너무나 많은 것들이 느낌으로 다가왔다. 1장 꽃으로 시작해서 10장 호랑이로 끝이 나는 옛 설화들 그리고 선인들의 주옥같은 글들을 너무나 잘 엮어내셨다. 3장 선악 선과 악 부분에서는 요즘 사회적으로 벌어지는 일에 대한 사회의 선과 악을 생각해 보기도 했다. 내게 남은 숙제이며 앞으로 살아갈 생활의 예견의 일부분이 될 수도 있다는 많은 생각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