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세번째이야기 (접시꽃)
접시꽃 당신(도종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 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 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약한 얼굴 한 번 짖지 않으며 살려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어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어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 것 없는 눈 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접시꽃, 그리고 옥수수잎...빗방울...망촛대.논두렁.잡풀, 담벼락, 남루한 살림,
먹장구름, 하루하루, 하늘, 처음, 최선의 삶,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눈 높음, 영욕, 슬픈사람, 신열. 마지막 말씀 ,,,보잘것 없는,, ㅆ앗 ,열매,
당신과 나,.............
이 모든것들이 당신과나 사이에 이루어진 이야기들...참 애닮프고..애절하고
..........접시꽃만 보면..도종환시인님의..글이 떠오른다...그들의 예쁜사랑이야기가...그들의
가슴시린 사랑이야기가 그들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내 가슴을 아리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