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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세번째이야기 (접시꽃)

김용자 2016. 6. 14. 22:10







접시꽃 당신(도종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 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 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약한 얼굴 한 번 짖지 않으며 살려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어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어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 것 없는 눈 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접시꽃, 그리고 옥수수잎...빗방울...망촛대.논두렁.잡풀, 담벼락, 남루한 살림,

먹장구름, 하루하루, 하늘, 처음, 최선의 삶,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눈 높음, 영욕, 슬픈사람, 신열. 마지막 말씀 ,,,보잘것 없는,, ㅆ앗 ,열매,

당신과 나,.............

이 모든것들이 당신과나 사이에 이루어진 이야기들...참 애닮프고..애절하고

..........접시꽃만 보면..도종환시인님의..글이 떠오른다...그들의 예쁜사랑이야기가...그들의

가슴시린 사랑이야기가 그들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내 가슴을 아리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