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빈 산새집...
아침에 전화가 왔드래요. 울 엄니한테서
"엄니 안녕하셔쎄요"
"그래...근데 감기에 걸려 혼났다"
"이틀 전화 못 했더니 그 사이에..."
"하하하..."
"고생 많이 하셨네.."
"이젠 괜찮다..."
"다행이여...엄니 불 따스게 해 놓으셔.."
"근데 니들 사촌오빠한테 전화가 왔단다 태안에 사는"
"그 오빠가 웬 일이래요"
"한번 놀러오란다 일하느라 바빠서 못다녔다고 하니 글쎄
이모 얼마나 오래 살줄아냐고 하면서...보고싶은 사람 만나보고 그러라더라.
니 생각은 엄마가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나...그말 듣고 나니 정말 그런가 싶더라."
"엄마 난 그렇게 생각안해 엄마가 오래 오래 살것 같은데..."
그러곤 전화를 끊고 생각하니 뭔지 모르게 제가 힘이드는 거여요..
오전에 볼일 보고 오후에 일나가려다..안되겠어
다시 전화를 드렸어요 점심같이 먹자고...짜장면이라 먹자고 했더니
울 엄니 선뜻 대답을 하시네요..
부랴 부랴 준비를 하고 근처에서 엄니 나오라고 했더니 국수 삶아 주신다네요
반죽해 놓았던거 있다고 내가 좋아하는 거라며...
가보니 엄니 손님들이 계셨어요..윗집 아줌마가 팥쥭도 끓여 오셔서 맛나게 먹었지요
옆집 할머니랑 함께 할려고 포도주..글고 참살이 막걸리...복숭아 통조림을 사갔어요..
돌아오는 길에 며칠전에 봐 두었던 작은 산새 둥지를 봤어요..
저 빈 둥지....
어쩌면 울 엄니는 저 빈둥지 처럼 쓸쓸히 외로이 살고 계신걸...
빈 껍데기만 홀로 남아.....
저 둥지 속에서 우린 보호만 받고 살아왔던 아직도 그 둥지에
비벼대고 살아가고 있다는 걸요...그 둥지를 떠나왔지만.....
아직도 그 둥지가 늘 그립습니다....
전 그 빈둥지를 보면서...울 엄니를 생각하면서도
어떻게 표현을 해야하나를 생각해봅니다.......
강원도엔 눈이 많이 내려....다리가 푹푹 빠진다는데...
민들레는 무슨 배짱으로 저리 피어있는지......ㅎㅎㅎㅎㅎㅎㅎ
혼자 .....베실 웃으면서도...아직 저 빈 작은 빈 산새집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