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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냥...바보가 되어

김용자 2011. 9. 26. 14:13

 

 

가을 하늘은 드높고 맑고....

남한산성 동문으로 오른다.

한 계단을 오르고 내리면 장경사가 있다.

06년 그리고 3월 14일 살짝이 눈이 내린날...아침

그가 왔다...

그와 함께한 그곳 장경사...

그는 내게 약수터에서 물 한 표주박 퍼서 먹으라고

건네줬다...도룡뇽이 살고 있는..그 우물...

 

그리곤 산에 살금살금 오르기 시작했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시간이 멈춰주기를 바랐던...

 

그래서 그래서....심장이 졸여들듯 아프고 저린 아픈 추억덩이

을....안고 있는 곳....에 ...늘 잘간다...

아직도 그 상처덩이는 딱딱하게 굳어...

가끔 가끔 한번씩....억누룰때면....아프다...감당하기 힘들만큼...

정말 감당하기 조차 힘들만큼.....

 

 

산성 둘레길이 아닌 산길로 올라간다..

나무 뿌리가 계단을 만들어 주고

스님의 목탁소리 염불소리에

내 마음도 내려놓는다...

 

태풍이 몰려와 높은 파도를 쳐도...다 잠재울수 있어 참좋다..

 

 

 

 

 

위례 둘레길로 걸어간다..

오르고 또 오르고...

둘레길은 참 좋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덜 시끄러워서..

담안 속에선...시끌벅적대는....속세에서 쬐금 벗어난 그런 ...

 

 

 

참 좋다...

저어기 가는 가을 남자..

한 평생 똑 바로 함께 걸어갈 남자..

한 곳을 바라보면서 동행하는 한 남자...

한 남자가 내 앞을 걸어간다....가을남자가 되어...

 

 

월담을 하고픈 맘은 없다...

그냥 이대로 쭈욱 가고 싶을 뿐.....

 

함께 했다 ....함께 걸었다...

그리곤...

그리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그냥...............바보가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