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지 모르는 그 무엇이
가을이 이만큼 와 있네요.
울집 작은마당안에도
울밖에도 구절초가 하늘하늘 파아란 하늘바라보고
흔들거리고 있습니다.
어젠 혼자서 저어리 예쁜길을 걸었답니다.
아침일찍 오르신 두 어르신들께 가벼운 인사를 나눕니다.
"일찍 다녀오시네요..."
"그려요..어여 다녀오시게나"
아버지와 딸처럼 그런 예쁜 정겨운 인사를 나눕니다.
할머니 한분이 내려오셔요
"산책다녀오셔요 .."
"어디서 오시나"
어머니와 딸의 대화처럼 ...그렇게 서론 환한 웃음으로 답을하셔요.
산악자전거를 끌고 올라오는 젊은이를 만납니다.
땀이 가득베었네요..
"휴 내 몸땜이도 힘든데 자전거까징"
"예 하하하...오늘 날씨가 참 좋으네요"
"자전거 잘 타시고요 추자리쪽으로 가시면 좋을듯 싶어요"
한마디 길을 일러주고....혼자간다...
저어리 예쁜길을....고독...
글쎄 혼자걷는 ....저 산속에 내 혼자 있다는거....
나무친구가 있어
바람이 친구가 되어주어...참 좋다.
바람이 나무에게 살랑거리면
나무는 내게 너무 멋진 화음을 들려준다.
글쎄 기계음이 그리 발달했다 해도 그 멋진 화음을 내지 못할것 같아.
내 얼굴을 간질간질 간지럽히면 난 올려다 보고
그네들에게 환한 미소를 보낸다...그것이 내답다..
오르막길에선 뒤로 갈 돌아선다.
그내들을 나를 돌아보라고....그러면 내게 한 가득 선물을 준다...
바지락 바지락 양탄자를 깔아놓은듯한 폭신함이 내 발밑으로....
가을 이 가을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근데 웬지 모르는 무엇이 자꾸 나를 덮으려고 한다..
뭔지 모르는 그 무엇이 말이지...
노래 가사처럼
꽉 차 있는것 같아도
텅빈것 같은..
노래가사 한구절에도 마음이 흔들리는..
구절초도 쑥부쟁이도 ....올해는 아무 메세지도 주지 않고
그냥 그대를 사모하는 내맘에 사진한장 찍어주고 말은..
그대...그대도 그런가..웬지 뭔가 그 뭔가를 잡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나를 덮으려고 한다...가까이 와서 점점 가까이 와서....
그 뭔가를 떨치기 위해 난 또 움직이기 시작한다.
냉장고안을 다 드러내고
싱크대위에 붙어 있는 그것도 닦아내고
장롱속을 다 뒤져내고.........
글구 사무실로 화실로 쓸...콘테이너도 싹 싹 청소를 했다....
가을 가을....가을바람인가..
쏴한 그 바람이 불어와
내 심장에 꽂히고 ...
이네 화끈 달아오른듯 번개가 치더니
요란한 천둥소리가 울리더니......양동이로 퍼붓듯 소낙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내 가슴에.......내 가슴에.....그냥 받아들이기로 한다...
피하지도 거부하지도 않은듯...그냥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