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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람이 쏴하며 가슴에 닿는다...
김용자
2010. 9. 15. 13:50
내 가슴에 꽃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은
내 가슴에 꽃이 있다는 것을까?
모퉁이을 돌아 가면 다시 또 모퉁이가 나오겠지..
흙 담장이 위엔 담쟁이 풀이 호박넝쿨이 신나게 조각그림을 그리고
내가 늘상 찾아가는 등산로엔
잦은 비로 계곡을 그럴싸하게 이루고 있다.
산에서 만나는 이들은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맘에 여유롭지 않아 먼저 인사를 건너지 않아도
그네들이 먼저 인사를 건넌다...
밝은 웃음으로...힘찬 목소리로..
곤파스는 어김없이 이곳에도
소나무 뿌리게 몇개 뽑아져 있고
평화로운 여유로운 저 예쁜길엔 모기들이 극성이다.
잠시 잠깐이라도 쉴틈을 주지 않는데..
모기떼로 덤벼드는 터에...
그래도 나무의자에 앉아 그냥 나무꼭대기를 따라 올려다 본다.
사이 사이로 보이는 파아란 하늘....은
그 자체이다 가을...하늘..
가을바람은 내 가슴속으로 파고들지 않는다.
심장이 뛰질 않고 잠자는 듯 싶은...
그건 아니겠지만..
절 담장 사이로 찍어올린 가을하늘...
목화솜처럼 보들보들 할것만 같은
만지면 그냥 없어질것만 같은 그런...가을 하늘...참 예쁘다...
계곡에 물소리..
산새소리..
글구 맑은 하늘...
가을바람이 아무리 내 가슴속에 넣으려 해도 안들어 오더니
이제서야 들어온다..
첫 소주한잔을 마시면 쏴하며 내려가듯
가을 바람도 쏴하며 내 가슴에 맞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