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난 걷고 또 걸었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날
길가엔 나 보다도 더 큰 코스모스가 터널을 만들어 주어
가을 분위기에 젓어 두 나그네는 길을 걷는다.
발걸음 걸음마다 사뿌니 사뿌니~~~~
참새처럼 조잘 재잘 거려도 옆에 선 나그네는 빙그레 웃기만 한다.
하늘 하늘 잠자리 날고
징검다리를 건널까 싶은데
아무래도 얼마전에 내린 비에 많이 물속에 잠겨있다.
돌맹이 위로 살금살금 물 흐름이 있어..
유유히 흐르는 물소리에 귀기울여 본다...두 나그네가...
넓은 경안천의 겉모습을 멀리 멀리 바라보다가
문뜩 한 나그네는 의문을 이야기 한다.
저 풀들 아래 있는 그 모든것들을 지금쯤 어떤 반란을
일으키고 있을까..
힘이 쎈 삼손이 있다면 한번 뒤집어 달라고 해 보고 픈..
어제 난 몸살 감기 증상은 내 욕체를 괴롭히지만
내 정신은 아직도 맑음 그 하나이다.
돌다리....징검다리..
나 어려선 늘 건넜던..
폴짝 폴짝 뛰어건넜던..
먼저 건너간 녀석은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던..
그 녀석들은 지금은 뭘하고 있을까...
일부러 놀려먹을려고 돌맹이 하나 들고
가까이 가면 휙던져 물탕 팅기고 도망가던 그 심술꾸러기 녀석도 잘 지내겠지.
냇물가에 예쁜게 생긴 작은 조약돌 주워 공기놀이 하던 그 예쁜이도.
두 나그네는 두런두런 옛 이야기에 젓는다...
경안천에서...울 집까지 걷기를...근 50십여리는 될까..
고추밭엔 간간히 허수아비를 세워놓고..
저 허수아비는 아무래도 한국대표선수인가 보다...
반사경안에 두 나그네는 쪼그맣게 들어 앉아 있다.
걸었다...걷고 또 걸었다
방랑시인 김삿갓을 생각했다.
여기 저기에서 홀연히 나타났던 홍길동을 생각했다.
그냥 걷는 것은 아니다.
그냥 걷는 것은 아니다.
담기 시작했다.
뭔지 모를 그 뭔가를 담기 시작했다.
당신과 나
둘이 보폭을 맞춰 걸을때는
동행자이고 동반자이다..
그대는 나의 동반자
나는 그대의 동반자.
힘들면 잠시 함께 쉬고..
힘이 넘치면 뛰기도 하고..
어려운 고비에선 서로 부축여 주기도 하고
서로가 서로를 보드담고 배려해 주는...
선뜻 내가 가지고 있는 생명수같은 한모금의
물이라도 나누어 주는 그런거....서로의 영양제가 되어주는
우린 그렇게 한 평생을 살아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