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그 빗물 난 막을수 없어.....서

김용자 2009. 7. 15. 18:23

 

 

오랜만에 찾은 문형산 등산로는

통제되어 있었다.

그것도 아주 멋지게 그냥 끈으로 들어가는 입구도 아닌

곳에 챙챙 동여 메어 막아놓았다.

계곡에서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고 한 급류들이

아무래도 등산로를 파헤친 모양이다.

물살이 겁나게 무섭게 쏟아지고 있었다..

 

잠자리 한마리 날 반기듯 요로코롬 카메라를 들어대고

꼼짝 않고 앉아서

"멋지게 찍어주세요..언능 찍어주세요 힘들어요 부동자세하고 있기도" 라고

하는듯 ...내 맘은 바빠 언능 언능 몇컷을 해댔지요.

 

 

도로가옆 골짜기 골짜기마다

폭포를 이루듯 여기 저기서 쏟아져 내려온다.

아무래도 방송에서 나왔듯이

비가 많이 내렸다는 증거을 내게 확실히 보여준다.

하긴 울 집 뒤 공원묘지에도 뭉터기 뭉터기 묘지들이 흘러내렸던데..

 

처음 이곳에 결혼해 왔던 첫해에도 홍수가 많이 나

공원묘지들이 무너져 시체들이 나뭇가지에 얹져있기도 했는데..

그걸 봤던 새댁은 얼마나 놀랬을까나....

 

 

백도라지가 활짝 웃고 있다.

그래 모든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며칠이지만 그 며칠이

내겐 얼만큼의 고뇌속에서 힘들게 나를 했던가.

 

모든것이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생각하지만 또 생각하지만

그것이 제대로 생각되로 잘 안되는 것이 이 못난

큰 동물이란건가...

 

욕심은 아주 작은 욕심이라도

결국 나 자신을 다치게 만든다는 것을 아주 잘 알면서도

그 작은 욕심 버리지 못하는  것이 잘 안되는 것이

이 바보같은 어리섞은 큰 동물이란건가...

 

오늘도 사뿐사뿐 걸으면서

울 엄니에게 작은 음료수  빵 몇개 사 들고 들어가

엄니 이거 하고 내민거 다시 돌려주고

다시 내밀고 하기를 너 댓번...

 

당신 힘들고 고독하고 외로운거 잘 알면서도 늘 함께 하지 못한

죄스러움에.....그래도 그 몇푼되지 않는 것도

신세지는것 같아 몇번을 되돌려 주시는 엄니...부모의 마음..어찌 다 헤아리겠냐마는...

 

터벅터벅 난 늘 그런 엄니를 뒤로 하고 산등성이를 넘어온다..

비가 오지도 않는데 왜 내 가슴엔 세찬 비가 내리는 걸까?

그 빗물 난 막을수 없어...그냥 흘러내리고 있었다.....그냥....그냥 그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