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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다가오면 내 고향 굴뚝엔....

김용자 2009. 1. 4. 22:40

 

 

 

 

이맘때면 울 동네는 집집마다 굴뚝에 연기가 자주 자주 피어올랐지.

집에서 봄 ..여름...가을 길러낸 추수를 한 콩으로

두부를 만드는 일을 하는거야.

바쁜일 다 마치고..

노오란 콩을 물에 불려 놓으셨지.

그리곤 마루에 앉아서 맷돌을 돌리기 시작했어.

맷돌 옆으로 내려오는 하얀콩이 부서진 그..콩들을 손으로 쓱하고 만지면

엄만 질색을 하지..옷에 묻을라 ....하시면서 말야..

 

꼬맹이는 두부가 되기를 기다리다

동구밖으로 냅다 뛰어나가 동무들이랑 신나게 놀다 들어오면

울 엄마는 큰 가마솥 옆에서 아주 큰 나무주걱으로 가마솥 안을

휘휘 젓고 계시고 아버진 장작불을 지피고 계셨어...

 

얼만큼 익었을까나...소금간수를 넣으신다고 하더니

뭉글뭉글...정말 목화송이 처럼 꽃이 피었어

검은 큰 가마솥안에서 말야

옛다 하시며 한그릇 푸짐하게 퍼 주셨지..

그 맛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어..

어린 꼬맹이가 뭐 맛을 알았을까 새삼스런 맛에 먹었겠지.

 

아직도 난 그 맛에 젓어 저 집 손두부집엘 잘 들리지..

울 동네엔 지금도 ...굴뚝에 연기가 피어오를까..싶네

 

내가 가는 재래시장엔 우리콩으로 이렇게 두부를 만드는 곳이 있어

먼저 사진처럼 순두부를 만들고 글구 모두부로 만들지.

그곳에서 살땐 몽글몽글 목화송이 같았는데..

많이 뭉쳐버렸지 머야 그래도 순두부 맛은 나...

 

울 동네엔 지금도...

굴뚝에 연기가 피어오를까..싶네